조종사 교육 훈련비, 기본적으로 고비용

조종사 교육 훈련비, 기본적으로 고비용

이스타항공 수습조종사 교육비용 부담, 채용방식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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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비용항공사 이스타항공이 자사 부조종사 교육 및 훈련비용 등을 신규 채용자들에게 부담시키면서 업계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논란의 배경은 지난 8월 국내 항공업계 최초로 조종사 채용과정에서 8000만원 상당의 조종훈련 및 교육비용을 신규로 채용된 수습 부기장에게 부담시켰기 때문. 이스타항공이 신입 조종사들에게 교육 훈련비용을 지불하게 한 것은 일반 채용방식과 달라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코노미세계>는 일반적인 신규 조종사 채용방식과 다른 이스타항공의 조종사 채용과정에서 일고 있는 논란의 근본 원인과 그 배경을 알아보고, 이번 이스타항공의 수습 조종사 채용 방식을 재해석 해 봤다.

  

  
  ▲국내외 항공사 입사 자격 취득 자비로 충당
  
  일반적으로 민간 항공 조종사 1명이 부조종사로 취업하기 위해 필요한 초기 교육 훈련비용(국내 훈련)만 적게는 4000만 원에서 최대 5000만 원(사업용 자격증 취득, 220여 비행시간)가량이 소요된다. 만약 조종사를 지망하는 이들이 해외에서 같은 자격증을 취득할 때 비용은 2000~3000만 원 가량이 추가로 든다. 여기다 항공사 입사 조건인 500시간과 1000시간의 비행경력을 쌓으려면 또 다시 5000만원 가량이 추가된다. 이 같은 비용은 국내에서 훈련을 받을 경우다.
  
  만약 해외에서 제트엔진 및 쌍발엔진에 대한 운항 자격증을 포함해 제대로 된 조종 교육 훈련을 받으려면 적게는 1억5000만 원, 많게는 약 2억 여 원에 달하는 고 비용 구조다. 이처럼 국내는 물론 해외조차도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지원자 스스로 다양한 조종사 교육 및 훈련비용 등을 자비로 부담하고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관련 업계 현실이다.
  
  항공사 입사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CPL(사업용 조종사자격증)를 취득해야 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CPL자격증이 없는 지원자를 채용할 경우 1억~2억원의 비용을 투자, 조종사 교육 및 훈련 등을 시켰지만, 현재는 이런 과정이 사라졌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APP(Airline Pilot Program)과정도 평균 2억원 안팎의 비용이 들고, 이 비용은 지원자가 모든 비용을 치르며, 교육과정에서 탈락해도 이 비용은 교육생의 몫이다.

  기존의 조종사 교육원 프로그램을 통해 취득한 조종사 자격증인 CPL의 경우 항공사에서 입사를 위한 기초 사업용 조종사 자격증 일 뿐 정작 비행기를 조종하기 위해서는 멀티 자격증(한정자격증)등이 필요하다. 이렇게 기초 자격증을 취득한 뒤 항공사에 취업하면 기종 전환 자격시험 등을 거쳐야 한다.
  
  통상 한정면장 자격증은 이번에 이스타항공의 교육비처럼 기간제 조종사 자격 취득 비용으로 8000만 원에 이른다. 또 각 항공기 기종 전환에도 차이는 있지만, 이 비용 역시 1억 여 원에 달한다. 이스타항공은 APP과정의 교육비를 신규 채용 조종사들이 부담시키면서 이슈가 되고 있다.

  ▲8천 만 원 내도 좋다, 응시생만 130명 달해
  
  이스타항공이 2년의 계약직 조종사를 채용하면서 합격자에게 교육비 명목으로 8000만 원씩을 부담시킨 것은 항공업계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일부 입사 예정자들은 ‘비용 지불 여력이 있는 사람만 선발하는 것 아니냐’며 반발을 하고 있다. 하지만 모순적이지만 이번 신규채용의 경쟁률은 28명 모집에 130명이 응시해 5대 1에 달했다. APP 교육비 8000만 원을 부담하고서라도 조종사가 되겠다는 희망자가 그 만큼 많다는 이야기다.
  
  민간 조종사 교육원을 운영하고 있는 아시아조종사교육원 이덕형 대표는 “조종사 육성과정의 경우 기본적인 교육비가 고비용 구조”라며 “민간 조종훈련원의 경우 6개월 마다 실시하는 B737-800 기종 전환 훈련비용이 통상 수 천만 원의 비용이 드는 만큼 이번 이스타항공의 신규 조종사들에 대한 교육비 산정을 엄밀하게 계산하면(2년간 1000시간) 큰 무리는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향후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높은 교육비용을 지불할 수 있어야 가능한 시절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총 130명이 지원해 최종 28명을 선발, 10월 중으로 14명을 입사시키고, 나머지 14명은 내년 2월 순차적으로 채용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채용요건을 낮춰 많은 인력을 선발해 교육시키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부기장들에게 지급하는 급여와 해외 운항 시 지급하는 체류비도 제공하는 만큼 초기 교육비용 지불은 2년간 근무하면서 대부분 교육생들이 지불한 비용보다 더 많이 가져가는 만큼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항공사 마다 훈련 및 기종 전환 비용 제각각
  
  이스타항공의 이번 수습 조종사 신규 채용 논란의 배경은 통상적인 입사조건과 다른데 있다. 제주항공의 경우 신규 조종사들은 입사 후 별도의 기종 전환 교육 훈련비용을 회사가 부담하고, 월급에서도 공제하지는 않는다. 다만 계약기간 내 이직 또는 자격심사 시 탈락할 경우에만 교육비는 환급 받는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역시 입사 후 기종 전환교육 훈련비의 경우 회사가 전액 투자하고, 이직 시에만 환급받는 구조다. 물론 이들 대형 항공사들의 경우 입사 전 조종교육에 들어가는 1억5000여 만 원의 교육비는 전액 자비로 부담한다. 이스타항공은 “교육비용 8000만 원의 자비 부담은 신입 조종사가 부기장 자격을 취득하거나 비행시간 1000시간을 쌓는데 드는 교육비용”이라며 “계약기간 2년 동안 제트엔진 비행훈련에 필요한 비용”이라는 설명이다. 만약 조종훈련생이 외부에서 제트엔진 항공기 훈련 명목으로 비용을 부담할 경우 유사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통상 항공사들의 경우 조종사 교육 및 훈련비용등을 채용 항공사가 부담하거나 혹은 지원자에게 부담시키고 사후 공제하는 등 다양한 교육 방법을 갖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별도의 비행훈련원을 운영했을 때 신입 부조종사 등을 채용하면서 2억 여원의 교육비를 선투자 한 후 월급에서 10년 간 공제하는 식으로 비용을 회수했다.
  
  또 신 기종을 도입하면서 이에 대한 교육비는 회사가 투자하지만, 타 항공사로 이직할 경우 교육비 전액을 토해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번 이스타항공가 신규 조종사를 채용하면서 교육 훈련비를 부담시킨 것은 채용방식이 다를 뿐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평이다.
  
  아시아조종사교육원 이덕형 대표는 “고비용이 선 투자되어야 하는 조종사 훈련과정에서 교육비를 신규 채용한 수습 조종사들이 지불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라며 “애초 모집공고에서 채용 시 교육 비용지불에 대한 상세 요강을 밝혔고, 응시생들 역시 이를 알고 5대 1의 경쟁율에 이를 정도로 치열했던 만큼 논란의 대상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향후 신규 조종사 채용은 더욱 높은 비행경력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 만큼 비행안전을 담당하는 조종요원이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신규 직원 채용방식이 싫으면 응시하지 않으면 된다. 이번 논란은 조종사라는 특수성에 기인한 만큼 이에 대한 논란은 조만간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손정우 기자 jwson@e-segye.com